11월 20일부터 1월 10일까지 제라진 갤러리에서 열었던 그꿈들의 제주 전시. 한 달이 넘도록 꽤나 긴 시간이었다. 그 사이에 두 차례의 행사를 가졌는데, 그 두 번째는 12월 20일, 마침 제라진이 있는 프린지 거리에서 크리스마스 축제가 벌어지던 주말이었다. 게다가 이 때는 속초에서 에게해 언니가 내려오기도 하였고, 서울에서 낮은산 식구들이 모두 함께 하였다. 아, 그리고 쏭이 공연을 하러 내려오기도 해. 이 날 공연은 서울에서 내려온 쏭과 제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래퍼 박하재홍, 그리고 인디밴드 러피월드가 함께.
한참 시간이 지났지만, 그래도 이날 모습을 기록해놓으려 보니 내 전화기에는 사진이 몇 장 들어있질 않아. 왜 그런가 했더니, 박하와 러피, 쏭으로 이어지는 공연들을 동영상으로 담아놓기에만 바빴던 거.
그래도 그날 행사 모습들은 다른 곳에 남겨놓은 후기들을 찾아볼 수는 있었다.
전화기로 찍어놓은 동영상들을 컴퓨터에 옮겨놓고 돌려보는데, 무대마다 참 좋다. 서울에서 길바닥평화행동 자리에서 함께 하던 뒤로는 몇 해 동안이나 보지 못하고 지내던 박하재홍의 랩을 다시 듣게 되는 것도, 러피월드라는 멋진 밴드의 노래를 들을 수 있던 것도, 멀리 비행기까지 타고 내려와 함께 해준 쏭의 노래를 듣는 것도. 아, 게다가 이 날은 드디어 쏭이 <기다려야 해> 노래를 무대에서 불러주었어.
아, 그런데 조작을 어떻게 잘못한 건지, 한 곡씩 따로 녹화를 한다고 한 게, 그대로 길게 파일 하나로 다 녹화가 되어 있어서, 그걸 어떻게 잘라 편집하는지도 모르겠고 ㅜㅜ 하여 내가 녹화한 파일로는 올리는 건 포기 ㅠㅠ
하하, 그런데 낮은산 블로그에 가보니까 거기에 이 영상이 있다!
이거는 박하재홍이 준비해 온 노래를 부르기 전에 <<그꿈들>> 책을 넘겨가며 즉흥으로 랩을 하던 거. 후렴으로 밥딜런의 <바람만이 아는 대답>중 한 부분 - 얼마나 많은 이들이 시를 쓰고 노랠 해야 이땅의 군대와 전쟁이 사라지게 될까 바람만이 아는 대답 - 을 반복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