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필그림

냉이로그 2009. 6. 5. 12:25

1. 분필그림

기차길옆작은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올 봄에 올린 정기공연 '우리아이들의 나라는 19' 전체 동영상이 올라 있어 그것을내려받는 동안 이리저리 항해를 하다가 진보불로그 글들을 하나하나 읽어가는데 두바퀴 님의 블로그 달리자에서참으로 예쁘고도 귀한 그림들이 있어 옮겨왔다. 용산 현장의 아스팔트 바닥에 분필로 그렸다는 그림들.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사람들 발길이거나 자동차 바퀴 따위에 쓸려 지워질, 비가 오고나면 그야말로 깨끗이 사라지고 말 순간의 그림들이다.











2.2009년의 우리들

아, 용산을 보면서 저 곱고도 귀한마음들을 보노라니 지난번 싸인회가 있던 날 촛불 미사에서 방바닥만한 편지를 만들어온 기차길옆아이들 모습도 새삼 떠오른다.어찌나 그렇게도이쁜 짓들만 골라서 하는지, 녀석들은 정말 말로만, 무대 위에서만 '우리아이들의 나라는'을 그리지 않는다.녀석들이 살아갈 세상을, 그곳 가장 가난하고 아픈 곳에서부터 살아내고 있으니.

5월 22일 용산촛불미사에서 아이들이 만든 모둠편지를 유가족들에게 전하며 읽던 모습.

그날 아이들이 부르던 노래 - 골든글러브

2009년의 우리들 / 기착길옆작은학교 노래패 (공연실황)

3. 그 때

용산의 분필 그림을 보고 있자니그 언젠가가 떠오른다. 2003년, 대학로에서 천막을 펴고 소망나무 이파리를 달며<우리 군인 아저씨들을 침략전쟁터에 보내지 마세요>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을 때 피네 아저씨가 그곳을 찾아분필 그림을 그렸더랬다. 혜화 역 4번 출구 바깥붉은 보도블록이 넓게 놓인 그곳에 아저씨는 아무 준비없이 그 바닥을 도화지 삼아 평화의 나무를아로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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