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깨어나면서도 방긋방긋 웃기만 하던 감자가, 한 이틀 찡얼찡얼. 자다가 깨면서도 으아앙, 졸려 잠이 들라 할 때도 으아앙, 안았다 내려놓으려 하면 으아앙, 맘마를 먹다가도 으아앙. 어어, 감자야, 어쩐 일이니. 어디가 아픈 거 같지는 않은데 말이지. 너도 이제 꾀가 나서 으아앙 하면은 엄마아빠가 쩔쩔매며 더 잘해주려는 거 같으니까 자꾸만 으아앙을 써먹는 거니.
아빠는 카페에 올라가봐야 하고, 안았다 내려놓으려 하면 자꾸만 으아앙 하는 통에 달래가 포대기를 꺼내와 업기를 시도했다. 그 전에도 몇 차례 포대기로 감싸 업어주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감자가 너무 작아서 포대기로 싸서 업는 게 못내 불편해보이곤 했어. 업는 엄마아빠 자세도 잘 나오지를 않고, 업힌 감자도 몬가 편해 보이지가 않아.
포대기에 아기를 업는 건 아빠의 로망, 하지만 감자가 불편해보인다면서 엄마는 그걸 좀 안좋아하는 것 같았거든. 그래서 포대기는 한동안 개어두기만 했는데, 엄마가 먼저 포대기에 업어보자 하니 그게 더 반가워!
이야아, 감자가 이젠 제법 컸네 ^ ^ 이젠 제법 자세가 나오잖아 ㅎㅎ
너 자꾸만 울 거야 ^ ^ (그런데 한 이틀 지나고는 다시 생글생글 감자로 돌아와. 아무래도 감자가 속이 불편했나 보다. 엄마아빠 밥먹을 때마다 하도 기어올라서 밥풀을 입에 넣어주곤 하고, 아기 과자라고 나온 걸 쥐어주곤 했는데, 그걸 너무 많이 먹었나봐. 똥 한 번 푸지게 싸고는 기분좋은 감자로 돌아와 ㅎ)
마당에 나오니까 좋지, 감자야. 귤이 벌써 감자 주먹 만해졌네.
이렇게나 하늘이 맑고 파래.
엄마랑 같이 마을 한 바퀴 돌아보자.
달래 등에 잘 업혀있는 감자를 보니 얼마나 기쁜지, 감자를 업어 편안해하는 달래를 보니 얼마나 반가운지. 다른 날보다 준비가 늦어 카페로 올라가 청소를 하고 있으려니까 달래에게 카톡이 까똑까똑 들어와. 감자는 엄마 등에 업힌 채로 잠이 들었다나. 야호, 만세!! ^_____________^
2. 아빠랑 어부바
감자야, 이젠 아빠가 업어줄게!
전에는 포대기에 감자를 업으면, 지켜보는 달래가 더 불안해하면서 감자 힘들겠다, 내려놔라 하곤 했는데 이젠 전혀 그렇지가 않대. 감자도 편해보이고, 업고있는 자세가 딱 나온다나. 물론 내가 느끼기에도 그래. 혹여나 포대기가 느슨해져 감자가 쑥 빠지면 어떡하나, 걱정도 없고, 그럴까봐 포대기를 너무 세게 동여매어 감자가 아프면 어떡하나, 그런 걱정도 없고, 게다가 나는 두 팔을 뒤로 해서 깍지를 끼우기만 하면 그 뿐 ^ ^
어머, 손을 놓고 있어도 하나 불안하지가 않네 ^ ^
감자를 업은 채 이렇게 커피도 갈 수 있어 ㅎㅎ
등에 업은 채로 그림책을 읽어줄 수도 있지!
하하, 이젠 감자랑 아빠랑 둘이서만 카페에 있을 수도 있겠네! 지난 주에 한 번 처음으로 감자랑 아빠만 카페에 있고, 엄마가 바람도 쏘일 겸 시장엘 나갔다 오는데, 갑자기 손님 세 팀이 들이닥쳐 얼마나 당황스럽던지. 어쩔 수 없이 감자는 유모차에 앉혀 멜빵으로 묶어두고, 주방을 보아야 했지 모야. 아빠 바쁜 거를 알고 한동안은 감자가 기다려주더니, 그게 너무 오래 되니까 더는 참지 못하고 감자가 으아앙, 그러면 감자에게 가서 얼러주다가 다시 주방으로, 칼질을 하다가 으아앙 하면 얼러주고 다시 주방, 양념묻은 손으로 감자에게 가서 깍꿍을 해주러 왔다리갔다리 ;;
나중에는 손님 한 분이 감자 유모차를 밀어주고, 음식이 나오면 직접 써빙을 하시고, 아이쿠야!
하지만 이젠 그러지 않아도 되겠는 걸. 한 번씩 엄마에게 자유 시간도 주고, 한 번씩 바람도 쏘일 수 있게, 카페를 보면서도 아빠랑 감자랑 둘이만 있을 수 있겠네. 아빠가 정말로 꿈꾸던 거. 이야, 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