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네도 팽목항 십자가 아래로 보낼 돌을. 마침 감자네 집에 몽돌 세 개가 있었다. 봄이었나, 외도 알작지 몽돌 바닷가로 나갔다가 거기서 주워온 몽돌. 그때만 해도 달래가 한참 허리가 아파, 끓는 물에 데운 몽돌로 허리를 문질러주면 좋아진다는 말에 (병수 아저씨 말이었음 ㅎ) 몇 개 주워왔던 거.
막상 무언가를 적으려니, 머릿속이 캄캄. 몇 자 되지 않을 그 자리에 어떤 말을, 어떤 약속을 할 수 있겠는지.
이렇게 무언가를 써야 할 때, 그 앞에서 캄캄해지기만 할 때, 또는 이도저도 아닌 말들이 순서없이 쏟아져나올 것만 같을 땐, 최대한 마음을 고요히, 내 마음 속에 귀를 기울여야 해. 그 쏟아지는 말들 속에서 과연 내 마음 깊숙한 곳, 그 맨 처음의 말은 무어일지. 순간의 치닫는 감정으로 지킬 수 없는 약속 같은 건 말고, 세상 속에서 조직된 그 어떤 말들도 말고, 정말 내 마음 깊숙한 곳에서 맨 처음 흘러나온 말. 그리고 끝내 붙잡고 싶은 그것.
감자네도 팽목 십자가 아래로 돌 하나씩을 보탰다. 팽목 십자가 아래, 거기는 저 멀리 어느 바닷가가 아니라 언제라도 딛고 서있을 내 발바닥 아래.
그렇게 팽목 십자가 아래로 보낼 돌을 준비하고는 감자의 인증샷!
그래, 그렇게 감자야! 우아아, 꽤나 무거운 데도 잘 들고 있네 ^ ^
그러나 감자는 곧 입으로. 요즘은 무어라도 손에 잡히기만 하면 입으로 ㅋㅋ
으아아, 그렇게 깨물면 이빨 상해. 감자야, 그건 아니야, 깨물어지는 거 아니야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