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

 

 

 비가 죽죽이다가 하루이틀 개이고, 또다시 죽죽이다가 또 며칠 개었다가. 삼한사온이 아니라 삼맑사비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 비구름은 없었지만 그리 맑진 않던 날. 아, 왜 여태껏 그 생각을 못했을까, 하면서 감자랑 바닷물에 들어가 보자는 기특한 생각을!  

  

 

 감자로서는 처음으로 바닷물에 입수를 한 날. 물론 그동안에도 바다 구경이야 실컷이었어. 그러나 파도가 치고 거품이 이는 저 바닷물에 몸을 담그기로는 세상에 태어나 처음.

 

 

 

 감자 덕에 아빠도 제주 내려온지 일년반 만에 처음으로 바닷물에 들어가보았네. ㅎㅎ

 

 

 하나로마트에 들어가 사천백원짜리 비닐장판 하나를 마련 ^ ^

 

 물이 너무 차가워요, 아빠 ㅠㅠ

 

 품에 꼭 안고 들어가면 조금은 덜 추울까.

 

 따뜻한 맘마를 먹으면 추운 게 좀 가시려나.

 

 그러고는 다시 이렇게 멀리까지.

 

 엄마! 아빠가 무섭게 했어 ㅠㅠ

 

 그럼 아빤 용서를 빌어야지.

 

 번쩍 들어올려.

 

 감자는 멀리를 보았네.

 

 여덟 달 된 감자, 바닷물에 몸을 담근 첫날, 곽지과물해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