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이공 카페 공연
선흘에 사는 친구들, 승민과 선경. 어쩌다 보니 냉이로그에다 둘 이야기를 종종 쓰곤 했네. <모습>이라는 이름으로 꾸려가는 두 사람의 도자기 인형 공방의 서울 전시를 보고왔을 때도 그랬고, 둘이 사는 선흘의 집이며 공방에 다녀오고 나서 쓴 어느 날 일기도 있고, 그말고도 몇 개가 더.
그러니 친구들 소개는 따로 더 하진 않고, 그냥 바로 공연 얘기로!
난장이공 카페에서 선경의 공연을 한다. 여름의 끝자락, 팔월 마지막 날. 그러니까 돌아오는 월요일, 저녁 일곱 시.
감자네가 난장이공을 하게 되면서, 이 공간에서 어떤 재미난 걸 해볼 수 있을까 하면서, 혹시 이렇게 조그만 카페에서도 노래를 할 수 있겠는지 선경에게 물은 일이 있어. 선경은 물론이라 했고, 오히려 선경은 노래할 수 있는 기회를 반가워했다. 지난겨울 1집 앨범을 낸 뒤로도 계속해서 새 노래를 만들고 있는데, 새 노래를 무대에서 불러보고도 싶고, 공연이 놓여 있으면 음악하는 데에 더 긴장하고 집중할 수 있으니 좋다면서.
그러나 난장이공 카페는 공간 자체도 너무 좁아, 무대를 꾸민다 해도 객석이 얼마 되지 않을 거고, 그리 널리 알려진 곳도 아닌 데다 일부러 찾아오기에는 너무 외진 곳. 선뜻 선경이 공연을 하겠다 하여 기쁘고 반가운 마음이지만, 왠지 뮤지션에게 미안한 일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살짝.
그러나 선경은 객석에 사람이 얼마 없어도 괜찮으니 상관없다고, 오히려 크게 벌이면 부담스러우니 아주 조그맣고 조용한 공연이기를 바란다고. 그래서 승민선경네와 감자네는 한 번 해보자며 공연 계획을 잡았다. 앞으로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면 어떻겠나, 막연한 바람을 두기도 하면서, 아직 정례화하는 건 좀 더 두고보기로. 일단 첫 공연을 팔월 마지막 날, 난장이공이 정기휴일인 월요일 저녁에 하기로 하였다.
그러고는 오늘 선경이 손수 만든 공연 포스터를 카톡으로 보내주었어. 공연 제목은 선경의 노래 제목 가운데 하나이기도 한 <우주적인 꿈>.
우주적인 꿈 / 선경, 갤러리 사각형, 20150612
공연 웹포스터를 보내주면서 선경의 페이스북에 좀 더 자세히 글을 올린다고 했는데, 나는 페이스북 계정이 없어 그걸 볼 수가 없네 ㅜㅜ 그래서 선경 블로그에 들어가 보았더니, 공연 알림 글은 아니지만, 공연을 열흘 남짓 앞두고 있던 어느 날의 포스팅이 올라있네.
지난겨울에 나온 선경의 첫번째 앨범 <<따뜻한 어둠>> 자켓.
그때 선경 앨범이 나왔을 때, 씨디를 몇 장 더 사서 전하고 싶은 곳에 싸인을 받아 난장이공 카페에도 하나를 선물했는데, 이렇게 감자네가 난장이공 카페를 하게 될 줄이야. 그땐 정말 생각도 못했던 일 ^ ^ 그러더니 이 카페에서 선경을 불러 공연까지 준비하고 있다니, 내일 일은 정말 알 수 없는 거.
아참, 선경의 공연은 따로 티켓을 팔거나 입장료를 받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 시간에는 밥이나 술 안주 같은 것은 주문을 받지 않아. 공연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내어줄 수 있는 음료나 맥주 정도만 간단히.
모쪼록 아주 조그맣고 조용하지만, 소박하고 따뜻한 시간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공연을 준비하고 있을 선경에게도, 그 공연을 보러 이 먼 소길리 촌구석까지 찾아올 이들에게도, 그리고 감자네 식구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