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도 하기 전에 난관이라면 난관,마음으로 다잡아온계획에 커다란차질이 생겼다.삼 년을 공부하겠다고 생각했다. 그 공부를 해온 많은 분들의 경험담이나 조언을 들어보아도 보통 그 정도는 필요할 거라 생각했다. 그러고도 되는 사람은 얼마 되지 못한다고 들었다. 한 해에 스무 명 남짓 통과, 그 가운데 반 이상은 한국전통문화학교 출신들이라 하니 몇 안 되는 자리를 놓고 길게는십 년이 넘게 수년을 매달리고들 있다고 했다. 며칠 전 까페에 새로 올라온 스터디 모집 게시물에도 공부한지 오년차 이상되는 사람으로만 원한다 하고 있고, 최근 시험 성적 얼마 이상인 수험생으로 구성을 하고 싶다 했다. 그러니 삼 년을 생각한다 해도 그건 빡빡한 삼 년이었다. 마음을 먹기까지도 쉽지 않았고, 마음을 먹을 때까지 스스로에게 되묻기도 많이 했다. 정말 하고자 하는 일인지, 왜 하고자 하는지, 혹은 그리 할 자신은 있겠는지. 그리곤 어렵게 마음을 먹고 이제 막 시작을 하려는데, 강의 첫 시간에 당황스러운 소식부터 들어야 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문화재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나. 1962년 법이 만들어진 뒤로 47년만에 처음 법이 바뀐 거라 한다. 그 가운데에는 시험에 대한 응시자격 조건이 좁아져 관련학과 출신자이거나 동종업계 근속년수 6년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그 소식을 전하면서 그나마 다행인 것이 올 해까지는 현행법대로 누구나 응시할 수 있고, 내년부터 그 법이 시행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적어도 올 한 해는 기회가 있는 거라며.발을 담그자마자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싶기도 하고, 가까스로 다져온 마음이 꺼져버리는 듯 하기도 했다. 동시에 정신이 바짝 들었다.그래, 이왕 공부를 시작하는 거라면 합격을 하고 싶은 마음이 우선이겠으나 합격을 못한다 하더라도 그 공부가 어디로 달아나지는 않을 것이다. 삼년 계획을 가질 때부터 이 마음이야 있었다. 앞으로 집을 짓는 일을 할 때 어떤 식으로든 거름이 되고 남을 일. 차라리 잘 되었는지 모른다. 그야말로 정신을 바짝.

어쨌든 발을 담그자마자 계획 자체가 어그러져버리게 되니 애써 마음을 다스리고 다잡으려 해도소식을 듣고 며칠 동안은 마음이 잡히지 않았다.어찌되었건 한 번 더 뚜렷이 확인을 하고 싶어 공부하는 까페에 질문을 올렸다. 글을 올려놓고는 너무 개인적인 질문인 것을 창피한 줄도 모르고 썼나 싶어 그냥 지워버리려 들어갔더니 이내고마운 답변글이 올라왔다. 그저 수업만 해주는 강사인줄 알았더니기대 이상의 글로그 어떤불안함이나 조급함 따위를 넘어설 수 있게끔 상담까지 해 주고 있었다.그래, 불안해하거나 조급해 할 것 없다. 할 수 있는만큼 최선을 다해보는 것이다.

Re:Re:개인적인 질문인데요(응시자격 관련)

냉이 | 조회5 | 10.01.12 21:29

선생님, 이건 좀 개인적인 질문이에요.첫 강의에 앞서 말씀해주신응시자격에 대한 법령이 바뀌었다는소식에 크게 당황스러웠거든요.이 공부를시작하겠다는 마음을 먹는 데만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이제야 비로소 올해부터 공부를 시작해야겠다 마음을세우면서앞으로삼년공부를다짐하고 있었어요.다른 수험생 분들의 응시후기나 공부방법 들을 읽어보면서결코 만만치 않은 공부라는 걸 알게 되었고, 스터디 소모임을 모집하는 게시글 같은 걸볼 때도 최소 몇 년 이상 공부한 사람만 모집한다는 등,많은 분들이여러 해에 걸쳐 어렵게공부하고 계시는 것 같았고요.

그렇게 마음 속에 삼년 시간을 계획에 두고 있다보니 처음에는 이번 학기수강은 생각지 않고있었어요. 올봄에는 석 달 가량 집짓는 현장에 가 있느라 그 기간의 수업은 제대로 들을 수도 없는 형편이기도 한 데다가 제가 아직 당장은 올 해 시험을 목표로 진행하는 강의를 따라갈 기본도 갖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혼자 생각하기로 올 한 해는스스로 공부해 어느 정도 배경 기초를 쌓아둔 뒤내년과 그 이듬해 강의를 들으면서 본격적으로 공부해야겠다 생각했거든요.그러던 중에 시험 설명회라는 게 있다 하여 일단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하는 것만이라도 들어보고 싶어 참석했다가 선생님을 뵙고는 나중에 재수강, 삼수강을 하더라도지금부터 강의를 들으면서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싶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응시자격이 관련학과 출신이나 동종업계 6년 근속자로 제한될 거라 하니 정말 충격이었어요. 그나마 다행으로 올 해는 그 법령이 적용되지 않는다지만 아무래도 걱정이 아닐 수가 없거든요. 어쨌든 그 소식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고 바짝 긴장이 되어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마음이 드는데요. 혹시 싶어여쭙고 싶은 것이 있어서요. 저는 2007년 한옥집을 짓는 목수학교에서 집짓는 일을 배우면서 이쪽 일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그곳을 졸업한 뒤로는 20평 남짓한 조그만 한옥 살림집들을 짓는 일을 하며 지내어 왔어요. 그리고 당시 한옥 목수학교를 다니면서 건축목공기능사 자격증을 따기는 했는데요. 혹시 제가 올 해 시험에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그 건축목공자격증 취득이나 한옥 살림집 짓는 목수 일로도 6년이 지나면 응시자격을 얻을 수는 없는지 궁금해서요.동종업계 종사자라면 어떤 (고)건축 회사에서 증명할 수 있는재직기간이 확인되는분들을 말하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저 같은 경우는 올해가 아니면 앞으로는 응시자격을 가질 수없게 되나요?

수험을 위한 공부라면 아주 처음인데다가 시험일까지열 달도 남지 않은 시간 가운데석 달은 약속한집을짓느라빠지게 되니아무리 최선을 다한다 해도 물리적인 시간 자체가 너무 모자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어쨌든 지금으로서는 독하게 마음 먹어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 생각하고는 있지만, 그 부분에 대해 뚜렷이 알고 싶어서요. 마땅히 어디에 물어볼 것도 없고 하여 선생님께 여쭈어봅니다. 괜히 구구절절 긴 질문으로 성가시게 해 드리는 것 같아 죄송한데요,그냥 한줄 짧은 덧글로 답변해주셔도 감사하겠습니다.

Re:Re:Re:개인적인 질문인데요(응시자격 관련)

고건축 | 조회4| 10.01.12 23:58

안녕하세요 고건축 입니다.


질문하신 내용중 동종업계의 분야와 관련 학과를 정확히 어떻게 지정하고 있는지는 저희 직원분께

여쭤보고 정확히 금주 수업시간 전에 확인이 되면 수업시간 시작하기 전에 전체적으로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걱정하신 것처럼 지금부터 시험일까지 10달이 채 안남았는데 남은 기간중에 또 일로 인해 약

3달가량의 공백기가 있으실 예정이라면 약 6달 정도의 여유가 생기네요. 6달이라는 시간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수도 있는 기간 입니다. 그리고 이 시험은 다년간 공부해서 매년 시험을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1년, 또는 1년도 채 안되는 기간동안 공부를 해서 합격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 또한 잊으시면 안됩니다.


본 시험은 이제까지 다년간 많은 것을 보고 체험하고 느끼면서 하나하나 깨우쳐 나가야 하는 시험이

었습니다. 그만큼 폐쇄적이고 자료가 매우 귀한 그런 시험 분야였지만 이제는 시대도 많이 바뀌고

시험 분위기도 조금씩 변화하는 추세이므로 자료도 많고 또 뜻이 있다면 누구나 다 공부해서 응시를

할 수 있는 상황 입니다.(법 시행 이전까지는...) 그리고 제가 공부할 때도 그랬고 그 이전에도 어느

누구도 나서서 체계적으로 잘 가르쳐 주는 분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러한 강의를 제공하는

학원이나 기관들이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이므로 상황이 많이 좋아진 것만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이 시험을 장기간의 계획을 세워서 보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그런 방법은 그리 추천하지 않습니다.

결과야 어떻든 이 시험은 1년간 열심히 노력하는 각고의 노력을 들여서 그 해에 합격을 목표로 공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마음을 굳게 먹고 치열하게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지만 달콤한

결과를 맞이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다년간을 목표로 공부를 하시면 5년이 쉽게 6년으로 수정되고 6년이

또 쉽게 7,8년으로 늘어납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마시고 설사 합격을 못하더라도 1년안에 결판을 낼

심정으로 하셔야 합니다. 올한해 꼭 열심히 하셔서 합격을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글을 모아놓는 서랍을 하나 따로 내어 '굴 속의 시간'이라 했다. 이 공부를 시작하겠다 마음을 먹으면서부터 스스로 이미 그리 생각하고 있던 것이다. 그야말로 수험생활이라는 것을, 뻔뻔스러우리만큼 그리 하겠다고. 가까이는 가족 구성원이나 가까운 벗이나 관계들에 대한 책임과 역할마저 어느 정도는 멀리한 채, 여타 함께 하고 있던 모임들이나 시민사회의 성원으로서의 구실 또한 덮어놓은 채.물론 그 시간 동안은 작가라는 타이틀도기꺼이 내려놓는다. 삼 년을 생각했던 시간이 본의 아니게 일 년, 더 정확히 말하면 앞으로 십 개월이고, 봄에 집짓는 일을 하느라 빠지는 시간까지 제하고 나면이동굴 속을 지나는시간이란 고작 여섯 달 가량 뿐이다. 이 시간 동안은 술마저도 멀리하겠다 하고 있으니, 나로서는 대단한 마음가짐이 아닐 수 없다. 터널을 걷는다. 그 안에서는 오로지 저 멀리 아른거리는 한 점 빛만을 향해 걸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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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냉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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