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로그
입학 연기
냉이로그
2007. 2. 9. 12:39
오전에 전화를 받았다. 목수학교 교무실이라는데 입학일이 3월로 미뤄졌다는 것이다. 철렁. 그렇다고 무어 큰 일이야 아니겠지만 이제 사흘 뒤면 들어간다고 한껏 긴장을 하며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리 연락을 받으니 이래저래 기운이 빠졌다. 학교 들어갈 일에 맞추어 전화나 인터넷 같은 것들 끊는 예약도 하고, 집 계약 같은 것도 그에 맞추고 했는데, 또다시 입학일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야 한다 생각하니 바닥도 지붕도 없이 붕 뜨게 된 것처럼 아득한 느낌이기도 했다. 나는 보통 마음을 어디에 두면 거기에 빠져 다른 것은 잘 생각할 줄을 모른다. 해야 할 일들 살피면서 그 어떤 것을 준비해 간달지, 주어진 것에 알맞게 시간과 일을 나눈달지, 여러가지 일들을 짜임새 있게 나누고 채워 해나간달지, 하는 그런 게 잘 되지 않는다. 앞으로 남은 시간 몇 주를 더 술이나 마시며 그래 보내게 될까? 아니, 처음부터 이것 또한 마련되어 있던 시간이라 생각하자. 건너 뛰어 미리 걱정과 긴장, 준비를 하고 있던 거라 생각하자. 이렇게 주어진 시간 또한 감사해하며, 무슨 보너스라도 얻은 듯 기꺼워하며.
들어가기 전 읽어둬야지 하고 샀다가 놀기만 하느라 여태 다 읽지 못한 책이 있다.
손수 우리 집 짓는 이야기 - 어느 중늙은이 신부의 집짓기 / 정호경 / 현암사 / 7500
기억상실 / 오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