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로그

먹장 가슴

냉이로그 2007. 7. 10. 19:46


먹장 가슴




어느 바보 같이 착한 사람이 있었다. 우는 것들을 사랑하고 탄가루 자욱한 마을에서 검은 하느님을 그리며 때묻은 아이들 발을 씻어 주던 사람. 그이가 떠난 뒤 ‘그리운’이라는 말이 그처럼 잘 어울리는 이름은 없었다. 십 년이 지났다고 했고, 갓 청년이던 아들은 그만큼의 시간을 지나 착하고 바른 나무로 자랐을 것이다. 아마도 아버지를 닮았을 것이다. 어머니를 더 닮았을 것이다. 그러던 그이들의 아내이고 어머니인 이는그아들마저 잃어 미운 남편의 자리 곁에 나무 한 그루를 심어 그곳으로 아들을 보냈다.


착한 사람보다 더 착한 사람은, 착한 사람 때문에 아프지만 그 아픔까지 감내하는 사람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러갔던 장마 구름이 아랫녘부터 다시 올라온다더니 저 산 너머 태백, 정선, 사북으로 이어지는 하늘은 온통 흐린 먹구름이다. 아마도 빛이랑이를 지켜주지 못한 하늘은한 자락빛 줄기라도 내 보일 수 없어 그러한 거겠지.온몸 먹물로 감아 울어울어 흐느낄 수 밖에, 그 무너지는 어미의 가슴 앞에서.


누가 보았을까 (김민기 작사, 외국곡) / 그 바보 같은 사람과 착하디 착한 아내의 아우가 부른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