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로그

[목수일기] 진창

냉이로그 2008. 3. 14. 15:45

[목수일기]진창

마리아 선생님이 참해 나르면서 틈틈히 찍어온 사진들을 어제야 까페에다 왕창 올렸다.보고만 있어도 얼마나 좋은가 몰라. 아마 지난 열흘 남짓 되는 날들의 모습들일 텐데 그 많은 사진들을 내 컴퓨터로 그대로 다 받아놓았다. 정말이지, 살면서 이런 때가 또 없었어. 뭐랄까, 막 자랑스레 기분이 좋은, 뿌듯하고 기쁜, 누구에게라도 보이고 싶은. 그 어떤 일을 하고 있을 때라도 누가 나 좀 봐 주었으면 좋겠다거나 하는 마음 같은 게 들지는 않았거든. 그렇기는커녕 누가 볼새라 어디론가 숨어들고 싶고, 누가 보고 있으면 어쩌나 하는 부끄러운 마음들만 많았지. 그런데 이 일을 하면서는 아니야, 집 짓는 일을 하면서는 누구라도 봐 주었으면 싶고, 좋아.

이 사진들은 눈밭이 되고 이내 진창이 되어 장화를 신고 일을 하던 때. 하하, 이 때는 겨울이네 겨울, 벌써 꽤나 긴 시간이 지난 것만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