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로그

[목수일기] 도리

냉이로그 2008. 3. 14. 15:51

[목수일기] 도리

한 분은 예순여덟, 또 한 분은 예순넷이라고 했지. 두 분은 거의 평생을 함께 집 짓는 일을 해 오셨다 했다. 그런데도 때로 두 분은 서로 티격태격하시기도 해. 다-3 기둥과 다-4 기둥사이 처마도리를 끼워야 하는데 아무리 함마로 내려 조지고, 크레인대까지 힘을 써 눌러 내려도 도무지 들어가지를 않아. 아무래도 기둥 화통살이 덜 따졌거나 도리 끼울 자리가 굵게 되어 있어 그렇겠지. 작은 어르신은 먹을 잘못 놔서 그런가 하시고, 큰 어르신은 제대로 안 따냈으니 그럴 거라 하시고……. 그럴 땐 두 할아버지가 아주 귀여우셔. 뒤에서 얼굴을 돌리고 웃는다. 결국은 끌을 들고 매달려 더 따내고, 톱을 넣어 갈아내가면서 때려 넣었다.무진장 애를 먹기는 했지만 외려 그렇게 끼워 맞췄으니 쉽게 맞춰 넣은것보다 더 꽉 물고 서 있겠지. 아주 짱짱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