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로그
난지도
냉이로그
2008. 11. 11. 21:51
힘들게 일을 하면 마음만큼은씩씩할 수 있을줄 알았다. 더러 그리 생각했던 것처럼. 몸을 혹사, 고단한 노동… 그렇게라면 마음에 드는 외로움이나 쓸쓸함, 난데없는 슬픔 따위는 스밀 짬도 느낄 겨를도 없지 않을까 하며 말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몸은 몸대로, 마음은 마음대로.
secret/ 말할 수 없는 비밀 ost
내일은 아무도 없이 혼자 일을 할 판. 보일러실 지붕에 서까래를 마저 걸고 평고대와 받침목, 박공 이다까지 다 해 얹으려면 밑에서 잡아줄 사람이라도 적어도 한 명은 더 있어야 한다.저녁을 먹다가 글쎄 하는 마음으로 난지도에게 문자를보냈다. "오늘 심야버스 타고 넘어올 수 있니?" 바로 전화기가 지이잉 떨렸고, 받자마자대뜸 "형, 무슨 일 있어? 내가 지금 갈게." 하고 말을 해왔다.이 녀석 난지도 이렇게 또 한 번 나를 감동시킨다. 무슨 일인지 묻지도 않고, 일주일에 두 번 나가야 하는회사 이번 주에는 아직 하루도 나가질 않아 며칠 길게 있지는 못할 거라며되려 미안해하면서어쨌든 서울서 바로 출발을 하겠단다.출장을 갔다 오늘 돌아온 중복리의 경식 형님도 내일 아침 일간으로 오시겠다 하니 셋이서라면충분히해낼 수 있겠다. 지붕 덮는 일 말고도 합각 아래 벽돌 쌓는 일과 용마루 틈새들을 메우는 일까지 내일까지 해 놓아야그 다음 날 일이진행되게 할 수 있는 것들을 다어찌해야 하나 걱정이었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