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로그
집짓는 사진 - 당골 막기
냉이로그
2009. 4. 5. 22:16
당골 막기(3월 15일)
그 주말 가운데 이튿날 오후였다. 서까래를 다 올려건 목수들이 평고대에서 처마도리 위를 개판으로 덮어나가면 당골 막을 준비를 한 이들이 흙을 개어 올려 한 칸 한 칸 그 사이를 흙으로 메워나갔다. 그러다보니 개판 덮는 목수들도 마음이 바빠 정신없이 재단을 하고 망치질을 해 댔고, 당골 막는 이들은 본격적으로 흙을 개어 뭉치고 지붕 위로 올려 개판과 서까래 사이를 막았다. 말하자면 도리 아래까지는 흙벽돌로 벽을 쌓은 것이지만 도리 위로 서까래가 걸쳐지고 그 위로 지붕이 씌워지면서 남게 되는 서까래 사이 공간을 흙을 개어 막는다는 것이다. 끝내 다 막을 수 있었다. 주말 이틀에 서까래만 다 걸어도 고맙겠다 했는데 부담스럽기만 한 당골막기까지 다 해냈으니 정말 얼마나 속이 시원하고 좋은지. 물론 그 덕에 무지하게 빡세게 일해야 했겠지만, 어쨌든 해낸 것이다. 하여간 그 주말의 엠브이피는두말할 것 없이 개미군단 당골부대!
당골 막을 때 쓸 흙을 샘골에서 두 차나 실어왔다.
마침 미장하는 황사장님이 황토나 시멘트 갤 때 쓰는 기계를 두고 가셔서 그 기계를 돌려 흙을 갰다. 마치 삽자루만한 믹서기라고나 할까.
흙을 개어 동글동글하게 뭉치고,
양동이에 담아 지붕 위로 올려줘.
개판으로 덮이는 아래 서까래 사이를 흙으로 메운다.
서까래 사이마다 당골을 막았다. 마치 흙으로 메주라도 띄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