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벌써 20일, 한 달이 얼마나 짧은지 모르겠다.
20일이 되었다는 것은 편집마감 날짜가 되었다는 뜻이다.
이 달에도 또 마감 날짜를 하루 앞두고, 고작 하룻밤을 새운 날림 글을 써보내게 될 것이다.
늘 이렇다.
한 달 30일 가운데 29일을 펑펑 놀다가 마감 날짜가 되면 화들짝 놀라 하루 날림으로.
장애철폐의 날
오늘인, 이 달 20일은 장애인의 날, 장애철폐의 날이다.
지난 달 부터인가 장애철폐연대와 장애인교육권연대의 웹소식지들이 메일함으로 들어오곤 했다.
38일동안의 장애인과 그 부모, 특수학교 교사들의 단식농성,
그리고 한 달 가까이 이어진 장애철폐연대 활동가들의 서울시청 앞 노숙농성.
그 가운데에는 삼보일배의 모습을 담아온 것도 있었고,
서른 명 넘는 중증장애인들의 삭발투쟁을 담은 모습도 있었다.
아무 것도, 아무런 힘도 보태지 못한 채,
고작 한 것이란 2006장애철폐 선언단으로 만원 후원을 한 것 뿐.
두 해 전 겨울 박경석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할 때
각급 영역에서 운동하는 이들이나 언론, 그 어디에서건
제발 립씽크 좀 하지 말아 달라던 얘기가 내내 가슴에 얹힌다.
그 말은 곧 말로만 연대하지 말아 달라는, 그런 뜻.
몸 불편한 그 자매들, 형제들이 오늘은 서울역 앞에서 모인다고 했다.
경찰들에게 둘러싸였겠지,
그리고 인격 아닌 다른 무엇처럼 끌려가거나 들려갔겠지.
꼭 일 년
꼭 작년 오늘, 나는 화성리 집 앞에 나가 배꽃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한 손 시위'라 이름 붙이고는 배꽃에 손을 내민 뒤
배꽃과 손만을 찍은, 말하자면 쎌카.
그 때 손등에 쓴 말이
- 평택미군기지확장 반대
- 이라크 점령 반대, 한국군대 철수
- 장애인들이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장애인들이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를,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느 권리를!
이었다.
꼭 한 해가 지난 지금,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 아무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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