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서 보내오는 긴급 메일들을 볼 때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았습니다.


3월 5일 첫 침탈이 있을 때쯤, 그 때는 한 인권활동가가 철창에 손목을 매다시피 하던 모습으로 기억이 많이 남았지요. 그리고 3월 15일 경, 논흙바닥에 빠지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모습, 그리고 ‘개’처럼 끌려가던 정태춘 씨 모습, 연행되어간 인권활동가들의 소식이 시시각각 전해졌습니다. 다시 4월 15일 경, 농수로를 막겠다고 시멘트를 붓던 모습들……. 그리고 이 새벽에는 경찰 아닌 군대, 공병 아닌 보병들이 그곳을 침탈해 지금껏 대대적인 작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메일을 받고 있고요.


그러한 긴급 상황을 알리는 메일들이 올 때마다, 그 간절한 호소에는 평택으로 달려오지 못하는 분들은 사이버 실천으로 함께 해 달라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청와대로, 국무총리실로, 국방부로 항의 메일을 보내달라는.


솔직히 그 동안 계속 메일을 올려 소식을 전하거나 다른 쪽으로 마음을 쓰기는 했지만, 평택지킴이 메일에 링크되어 있는 청와대 / 국무총리실 / 국방부 홈페이지는 한 번도 열어 보지 않았어요. 그게 무슨 힘이 될까, 그걸 거기에서 열어보기나 할까 하는 마음이 있던 것도 같고, 이렇게 말해도 되려나? 적잖아 귀찮아 하던 마음이 있기도 한 것 같아요.


오늘 새벽 상황들을 보며 애만 닳아 하다가, 그 지킴이 속보에 링크되어 있는 대로 차례로 국방부와 총리실, 청와대 게시판에 몇줄 글을 올리고 왔어요. 글을 뭐 잘 써야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세 곳 게시판에 글 올리는 데에 이십 분 쯤 걸렸나 봅니다.


이십 분, 아니 그보다 더 짧을 수도 있을 거예요.

여전히, 그네들이 거들떠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더 많지만……

.

.

아픈 마음 함께 꿈틀대고, 함께 얘기하고, 함께 마음을 보이고,

그렇게 하나하나 물밑의 힘을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

평택지킴이 여러분,
5월 3일 밤 10시 총집결을 호소합니다!!
국방부의 군댕투입과 강제집행에 따른 [범대위 긴급지침]

평택지킴이 여러분, 국방부의 군대투입과 강제집행이 임박했습니다. 국방부는 일방적으로 대화중단을 선언하고, 강제집행 실시를 선포했습니다. 우리에겐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생명의 땅 평택을 지키고, 미군기지확장을 저지합시다!! 5월 3일, 범대위 총집결 지침1호 입니다. 각 단위별로 숙지하시고, 널리 알려주십시요.

3. 현지에 결합하기 힘드신 분들은 사이버 실천을 조직해 주십시요.

1) 국방부 및 국무총리실, 청와대에 군대투입과 강제집행을 규탄하는 사이버 항의시위를 조직해 주십시요.

- 국방부 열린게시판 : http://www.mnd.go.kr/cms.jsp?p_id=00106030000000&dummy=1146569110843

- 국무총리실 자유게시판 : http://www.opm.go.kr/warp/webapp/bbs/list?meta_id=freebbs

- 청와대 자유게시판 : http://www.president.go.kr/cwd/kr/bbs/bbs_list.php?meta_id=free_bbs

국방부 홈페이지에

제 목
미군기지 확장을 위한 토지 강제수용을 중단하세요.
작 성 자
냉이
게시일시
2006-05-04 09:42:34
내 용


미군기지확장을위한평택강제토지수용을중단하세요.

지금국방부에서벌이고있는일은
국가의이름으로국민을짓밟는것입니다.
소박하게이땅을지키며살아온농민들을죽이는것입니다.
이땅에사는이들모두를제국의전쟁기지아래로몰아넣는것입니다.

우리의소망은다른이들을침략하지도,
그누구로부터도침략당하지도않은채
그저땀흘리며소박하게,평화롭게살고자하는것뿐입니다.

국가의이름을앞세워,
최소한의국민생존권과평화권을짓밟는일은바로멈추어야합니다.

이런식으로평화로이살고자하는그땅의농민들을짓밟고,
먹을거리를가꾸던생명의들판을짓밟아,
기어이전쟁기지를만드는일은
우리모두를죽음으로몰아넣는일이될뿐입니다.

국민개개인의안보를책임져야할국방부가
지금국민들의삶을죽음으로내몰고있습니다.

제발,
미군기지확장을위한
평택토지강제수용을그만두세요.

국무총리실 홈페이지에

제목

한명숙 신임 총리님, 평택 미군기지를 위한 토지 강제수용을 중단하세요.

이름

냉이

등록일

2006.05.04

IP

218.150.69.105

한명숙 국무총리님, 신임총리로 의원님이 지명되었을 때 일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언론에서 보도해주는 총리님 그간 삶의 행보를 보며 최소한 국민들을 짓밟는 국정운영은 하지 않아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했습니다.

그러나 총리님, 오늘 새벽 이 나라의 군대는 마치 80년 광주를 방불케하는 엄청난 군사작전으로 이땅에 살아가는 힘없는 국민들을 짓밟기 시작해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총리님, 미군기지 확장을 위한 평택 강제토지수용을 중단해야 합니다.

지금 그곳에서 벌이고 있는 일은
국가의 이름으로 국민을 짓밟는 것입니다.
소박하게 이땅을 지키며 살아온 농민들을 죽이는 것입니다.
이땅에 사는 이들 모두를 제국의 전쟁기지 아래로 몰아넣는 것입니다.

우리의 소망은 다른 이들을 침략하지도,
그 누구로부터도 침략당하지도 않은 채
그저 땀흘리며 소박하게, 평화롭게 살고자 하는 것 뿐입니다.

국가의 이름을 앞세워,
최소한의 국민 생존권과 평화권을 짓밟는 일은 바로 멈추어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평화로이 살고자 하는 그땅의 농민들을 짓밟고,
먹을거리를 가꾸던 생명의 들판을 짓밟아,
기어이 전쟁기지를 만드는 일은
우리 모두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일이 될 뿐입니다.

국민 개개인의 안보를 책임져야 할 국가가
지금 국민들의 삶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고 여성으로 최초의 총리가 되어,
가장 먼저 실시하고 있는 국정 업무라는 것이
이토록 힘없는 국민들의 피눈물을 자아내고 있다는 것을
똑똑히 보셨으면 합니다.

제발,
미군기지 확장을 위한
평택 토지강제수용을 그만 두세요.

청와대 홈페이지에

제 목
평택 - 더 이상 힘없는 이들을 짓밟지 마십시오.
글쓴이
냉이
작성일
2006-05-04 AM 10:22:39
IP
218.150.69.105
조회/추천
14/0
노무현 대통령님.

대통령은 지난 5년 전, 힘없는 이들의 아픔을 앞세워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눈물을 흘리는 텔레비전 광고를 내보이며 마치 국민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겠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인권을 말했고, 평화를 말했고, 서민들의 삶을 말했고, 자주국방을 말했습니다. 한 때 대통령은 힘없는 이들을 대변한다는 인권변호사로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당선 이후, 대통령은 정반대의 길만을 걸었습니다. 힘없는 이웃나라에 대한 침략전쟁에 파병을 강행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죽음의 삶으로 내몰았고, 국책사업을 앞세워 온나라 생명의 터전을 포크레인과 시멘트로 뒤덮어 버렸습니다. 이 나라의 농업을 다 죽이는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다 죽여왔습니다. 그 어느 정권 때의 수반보다 반인권, 반평화, 반민중의 길을 앞장서 걸어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국가의 군대를 앞세워 이 나라를 온통 제국의 전쟁기지로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똑바로 보세요. 이제라도 대통령 스스로가 어느 한 때 함께 아파하던 힘없는 민중들의 삶을, 스스로 어떻게 짓밟고 있는지 똑똑히 보세요. 그리고 지금 추진하고 있는 제국의 전쟁기지 건설이 이 땅에 살아가는 백성들에게 얼마나 엄청난 재앙이 될 것인지, 똑똑히 보세요.

미군기지 확장을 위한 평택 강제토지수용은 중단해야 합니다.

제발,
미군기지 확장을 위한
평택 토지강제수용을 그만 두세요.

'냉이로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갑다, 모하메드  (0) 2006.10.17
[잡소리] 선거  (0) 2006.06.01
글 / 편지 / 책  (0) 2006.04.26
[편지] 지구야, 미안해.  (0) 2006.04.21
아무 것도  (0) 2006.04.20
Posted by 냉이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