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리

냉이로그 2007. 10. 18. 23:18

어어, 취한다.존나 취했다. 딴 때 대면 그리 많이 먹은 거 같지는 않은데 이거 뭐 자꾸 넘어지고, 차 갖다 댄다고 하다가 남의 집 앞 쓰레기봉투를 밟아 터뜨리고, 아 죄송합니다,그거랑 똑같은 봉투 사다가 드릴게요. 에르에르 에레레.

오사마리, 오사마리 노래를 불렀는데 오늘 오후에야 그 놈의 오사마리를 지었다. 처음에는 그게 뭔 말인지도 몰라. 하긴 내가 못 알아듣는 말이 한둘인가. 일본말인지 어서 만들어낸 말인지 하여간에알아듣지 못할 노가다 용어들. 그 가운데서 오사마리라는 말은 전체 일을 다 마친다는 뜻인데 조립하러 올라와 닷새 째되던 날부터 오야지 구실을 하는 형이 오늘은, 내일은 오사마리를 짓자 하는 말을 하곤 했다. 그러던게 어제는 다 될 거라 생각했던 것이 하루를 더 있게 되었고, 오늘오후에야 일이 마치게 되었다. 나는 엊그제부터 벌써 오사마리 오사마리 노래를 불렀다.

지금 주머니에 돈이 많아. 아, 씨발. 이 돈 갖고 어디에서 폼을 잡아야 하는데 폼 잡을 데가 없네. 같이 일하던 친구 하나랑 같이 술 먹으면서 그래 내가 오십만 원어치 일차 살 테니까 니가 오십만원어치 이차 사라 했건만 이만원, 삼만원 술에 그만 늘어져 버렸다. 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연아, 어디야? 응? 집이라고? 아,벌써왜 집이야? 지금 오빠 너네 학교 앞인데길에서 너 만나면 오빠가 이번에 번 돈 다 용돈하라고 딱 꺼내 줄라고 했는데. 일곱 시쯤 들어갔다고? 아이씨, 오빠는 벌써 그 전부터 그 앞에 보쌈집에서 술 먹고 있었는데. 야, 너 오빠가 얼마나 힘들게 일했는지 알아? 으응, 알아. 이거오빠 주머니에 있는 거 다 너 줄라 그랬는데……. 근데 오빠 왜 그렇게 술을 많이 먹었어?야, 많이 먹긴 뭘 많이 먹어. 오빠 오늘 돈 많이 벌었다니까. 오빠가 너 얼마나 많이 사랑하는지 알아? 응, 알아. 너도 오빠 사랑해? 아우, 사랑하지. 그래, 고맙다, 연아, 있잖아,오빠는 지금 술이 많이 취했어.

일을 마치고 다 찢어져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같은 방향인 친구와 함께 술을 마셨다. 니는 앞으로 뭐할 건데, 으응, 호 형이 영월 집짓는 일 견적 받으러 갔다니까 그거 어떻게 되나 보고, 그럼 너는? 몰라, 나는 그냥 놀래. 그러다가 딱 노는 게 지겨워질 때쯤 같이 일하자고 불렀으면 좋겠네. 아 씨발, 근데 일할 때는속으로 씨발거릴 때 많았어도 다 하고 나니까 좋다 야, 그치? 그래서 너 영월 일 떨어지면 할 거여 말 거여? 왠만하면 같이 하자. 그래, 나도 주말에 호 형 만나면같이 한다 그러게. 그거 공기가 석 달 잡은 거라매? 그러게 공기를 왜 그렇게 길게 잡았나 모르겠네. 한 달이면 될 일 같은데 석 달씩 잡았다니까. 야, 야, 야, 하여간 좋다, 씨발. 존나 그냥 존다,존나, 존나…….

술 마시고 나니까 기분 존나 좋다. 아, 존나 씨발. 그래도 오늘 오사마리 쳤다! 아, 씨발. 드러, 존나 힘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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