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

냉이로그 2010. 9. 24. 05:37

달님

2010. 9. 23 21:18, 영월읍 영흥리.

달을 보는 거라고, 달님에게 무언가를 비는 거라고 그러지만,그건아마 달님이 무얼 어째줄 수 있는 초능력을 가졌기에 그러라는 건아닐 거다.저 달에 비추어네 마음 속 깊은 소망과 바람을 오롯이들여다보라는 거. 그렇게 나 자신에 대고 이야기를 나누는 거. 빛바랜 소망과 흐려지는 꿈들, 그리고스스로에 대한 약속을 저달빛에 다시금 씻기워 보는 거. 그랬더니 그 순간 저 달님은 또 다른 내가 되고,그대가 되고, 빌뱅이 언덕의 할아버지가 되고, 샘골 농막의그가 되고,차마 다하지 못하고 떠나온 사랑이며 그리움들이 되었다.


외롭지 않아 / 옥상달빛

옥상에 올라가 달을 바라보던 저 순간, 지금 저 달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바람과 눈물들이 분화구마다덕지덕지 붙었을까, 참 무겁겠다 싶다가는, 그게 아니구나, 누구나 가슴 속에 저마다의 달 하나 품고 사는 거겠지. 그러나 어쩔 수 없어 그 가슴 속에서도 차고 지고, 차고 지고.소망과 한계 사이에서 차고 기울고, 꿈과 현실 사이를 비틀거리면서. 그러나 끝내 놓을 수 없어 가슴 한 켠에 품어둔 그것 하나, 때로는 너무 오래묻어두기만 하여 퇴색한 그것들을, 이처럼 어느 한 날 남모르게 꺼내어 비춰보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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