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떼기

냉이로그 2017. 5. 11. 10:04

 

 

 고생했어요, 아저씨. 오늘 빼떼기 그림들 전시를 시작하는 날인데, 거기엘 올라가 보지는 못하네. 아저씨랑도 약속하고 있던 것처럼 안동가는 비행기표를 벌써 한 달 전부터 끊어놓고 있었거든. 오늘 전시 개막하느 자리에는 가보지 못하지만, 6월 3일이던가, 전시장에서 다시 한 번 독자와 만남 순서가 있을 때는, 감자품자랑 다 같이 올라갈게. 오늘은 안동으로 넘어가, 감자랑 품자랑 정생이 할아버지한테 인사드릴게. 조탑 하늘, 할아버지가 가신지 벌써 십 년이 되어가네.

 

 

할아버지가 쓴 이야기에, 피네 아저씨가 그린 그림.

 

 

 

 사월 말이었나, 아저씨 전화를 받아. 표지 뒤에 짤막한 추천의 글이 들어가야 하는데, 그걸 너가 써야 한다는 거. 그러나 아저씨, 당연히 아저씨가 그토록 온 마음을 다해 그려낸 그림, 아저씨와 할아버지의 그림책에 점이라도 찍을 수 있다면야, 더할 수 없이 기쁘고 영광스럽지만, 난 자신이 없어. 그래봐야 나는 아주 후지게 밖에 쓰지를 못할 건데, 괜히 그 작품에 흠결이나 내게 하는 거면 어쩌려구. 난 자신이 없어, 나 말고 잘 쓰실 분이 쓰면 더 좋겠어요. 못 쓰겠다고 그러다그러다그러다, 그래도 니가 써, 하는 말에 써보낸 몇 마디. 어느 구절에선, 아저씨는 부끄럽고 민망하다 하지만, 내가 쓴 저 글에는 어떤 과장이나 마음의 거짓 따윈 없었어요. 더 드러내어 주고 싶은 것들이 가득이지만, 아끼고 아끼고 참아가며 쓴 거였으니.

 

 

 

<<빼떼기>> 원화전시회는 오늘(5월 12일)부터 한 달 동안 망원동에 있는 창비학당(지하1층) 전시실에서 열립니다. 피네 아저씨는 개막일(12일)과 독자와 만남이 있는 (6월 3일)에 전시실에 가 있을 거라 해요. - 감자품자네는 오늘 가볼 수가 없어 6월 3일에 올라가려 하고 있어요.

여기, 이 글들.

하나는 5년 전에 아저씨가 쓴 글 - <빼떼기> 다 못그린 이야기 (동화읽는어른 2012, 05)

그리고 또 하나는 이번에 아저씨가 쓴 글 - 다시, 그림 (어린이와문학 2017.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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