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로그

[목수일기] 기둥

냉이로그 2008. 3. 14. 15:48

[목수일기] 기둥

그랭이질이라는 것은 주춧돌마다 그 돌의 생김에 따라 기둥 밑뿌리가 꼭 맞게 설 수 있도록 오려내듯 파내는 것을 말한다.그러니 기둥을 세우려면 몇 번이나 그 무거운 것을 세웠다 눕혔다를 해야 해. 맨 처음에는 도리와 장혀가 얹혀질 화통살을 따낸 뒤 인방이 꽂힐 자리 끌 구멍을 파 놓으면 그다음엔 그랭이질. 주추 위 십반먹과 기둥의 먹선을 맞춰야 하니 대패질도 미리 해 둘 수는 없지. 기둥과 주추의 십반을 맞춘 뒤 사게부리라는 수직추를 내려 조금이라도 기울지 않게 세운 상태에서 기준선을 둔 뒤 주춧돌의 패이고 튀어나온 모양을 그대로 기둥 밑둥에 그리는 거야. 기둥 밑바닥이 주춧돌을 꼭 움켜쥐듯 설 수 있도록. 그래야 열 개의 기둥과 그 기둥 사이 보와 도리들이 꼭 맞아 서로 틀어지지 않게 끌어 안고 설 수가 있어.